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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기 팀매니저의 안탈리아 통신 6탄

작성자 : root작성일 : 2007-02-05 11:11:53조회 : 19729



일자 : 2월3일 오후3시(현지시간)
상대팀 : 토르페도 모스크바(Torpedo Moscow)
결과 : 1-1 무승부
김영광과 오장은이 그리스와의 A매치를 위해 런던으로 떠난 뒤 가진 첫 연습 경기였습니다. 이번 상대 토르페도 모스크바는 지난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15위를 한 뒤, 올 시즌 1부 리그로 강등되었다고 하더군요. 지난 번 현영민의 이야기가 맞았습니다.
김지혁이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고 수비에는 센터백으로 유경렬과 박동혁이, 양 사이드백으로 현영민과 김영삼이 나섰습니다. 좌우 윙에는 이종민과 정경호, 중앙에는 장상원과 알미르가 배치됐습니다. 투톱은 양동현과 호세의 빅 앤 스몰 조합. 전형적인 4-4-2였죠.
전날 폭우가 쏟아져서 야외 훈련이 휘소되고 대신 실내 미팅룸을 빌려 체력훈련을 해야 했는데 그 때문인지 경기 내내 선수들의 몸이 많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알이 배겼다’는 투정이 괜한 엄살은 아닌듯 싶었습니다.

전반 동안에는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공격은 펼치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39분경 간만에 선발 출장했던 김지혁이가 상대 공격수와 공을 다투다 심하게 엉켜 넘어지면서 상대에게 머리를 채여 한동안 기절하는 등 경기가 많이 과열 되었습니다. 상대 공격수는 일단 퇴장을 당했고 미리 약속을 한대로 새로운 선수가 대신 투입됐습니다. 현재 김지혁은 왼쪽 눈썹 부위가 많이 부어 오른 상태입니다.

전반 42분에는 김영삼이 상대의 심한 태클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김영삼은 2주일 가까이 운동을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급하게 최성용이 투입됐고 0-1로 뒤진채 전반이 종료되었습니다.
하프타임에 박동혁을 임유환으로 교체하면서 공격적 성향이 강한 양 사이드백들의 공격 가담을 활발하게 주문했고 동점골을 향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후반 23분 좋은 기회를 맞았습니다.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종민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셋피스를 위해 PA내에 서있던 경렬이를 상대가 완전히 끌어 넘어뜨리면서 PK를 이끌어냈습니다. 코칭 스탭에서는 정경호에게 찰 것을 지시했고 정경호는 골키퍼를 완전히 속였지만 공은 야속하게도 오른쪽 골포스트 밑동을 강타하고 말았습니다. 지긋지긋합니다. 터키에서만 벌써 두번째 PK 실축입니다. 지난해에도 그렇게 속썩이더니..

어쨌거나 경기는 계속됐고 29분에는 심판의 판정에 내내 불만을 표시하던 호세 루이스가 심판에게 대한 불손한 언행으로 퇴장당해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심한 행동으로 인한 레드 카드는 교체 가능해도 심판에 대한 불복종에 대한 레드 카드는 교체불가능이었기에 숫적인 열세 속에 남은 경기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바로 5분여 뒤 아까 PK를 내주었던 수비수가 호세와 똑같은 경우로 퇴장을 당하면서 다시 경기는 10대10의 경기가 됐습니다.
미드필드 장악을 위해 최성용을 미드필더로 올리고 ‘플랫 3백’으로 전환했고 양동현을 원톱으로 놓고 그 밑을 알미르가 맡는 형태로 시스템을 바꿨습니다.
이 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으면서 41분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상대진영 왼쪽을 파고들던 정경호가 얻어낸 스로인을 ‘롱스로인의 지존’ 현영민이 길게 던졌고 PA안에서 솟구쳐 오른 알미르가 가볍게 오른쪽 구석으로 헤딩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당장의 동점골에 기뻐하면서도 아까 실축한 pk가 계속 아른거렸습니다. 제발 올해 정규 시즌에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어쨌거나 6차례 평가전 결과 3승2무1패(3-0,2-0,0-0,3-1,1-2,1-1)가 됐습니다
※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부 터키지사 쪽 직원들과 딜러등 50여명이 오늘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경기 후 터키 특산품이라는 도자기 세트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친필 사인볼을 선물했구요.

※ 요 며칠 날씨가 망측합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장마철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억수로 많은 비가 퍼부었습니다. 더군다나 도로의 배수시설의 매우 낙후되어 있어서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경기하기에는 조금 힘든 상황이 계속 되었습니다. 호텔 측에서는 K리그처럼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잔디관리자(한글로 들으면 별로인 직책이지만 여기서는 거의 경기감독관과 맞먹는 파워를 가진 사람입니다)가 경기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논의를 마쳤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보슬비가 내리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었고 호텔 측에서는 경기에 대해서 난색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이 훈련을 하고 있는데 우리 경기는 왜 못하느냐고 계속 항의를 하고 시간을 바꿀 수도 있다며 구슬려도 보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경기장도 알아보는등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이윽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토르페도 측의 단장이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러시아에서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 단장이 호텔 최종 결정권자하고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는 말도 들렸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상황은 급반전됐습니다. 1시간도 안돼 호텔 측에서 ok사인이 떨어졌습니다. 그것도 당초 우리가 희망했던 3시에 호텔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토르페도 단장이 러시아 마피아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더니만 정말 그런 건지도..
※ 어제 퍼붓는 비를 뚫고 김영광과 오장은을 공항에 바래다 주고 왔습니다. 전북의 염기훈까지 태우고 가는 바람에 차가 좁더군요. 제가 운전을 한다고 할 걸 그랬습니다. 공항에서 발권을 위해 터키항공 데스크로 가니 40대 쯤으로 되어 보이는 아줌마 직원들이 있더군요. 팩스로 받은 티켓을 보여주며 발권을 요구하자 이 아줌마들... 뒤로 넘어갈 듯 웃습니다. ‘이 아줌마들이 미쳤나’하면서 “왜 그래요?”라고 묻자 저보고 데스크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모니터를 보여줍니다.

1. JUNG(이건 정조국이겠고) 2.KIM(김영광?) 3.KIM(김치곤?) 4.YUM(이건 당연히 염기훈) 5. OH(오장은일테지…) 그리곤 더 크게 웃습니다. 도대체 왜 웃는 거지?
최종목적지가 런던이란 이야기를 듣고 혹시 비자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알아본다고 하면서도계속 피식피식 댑니다. “뭐가 그렇게 웃기냐”라고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물으니 발권이 되면 알려주겠다고만 합니다.
조금 후 우린 한국인이고 한국인은 영국에 90일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면서 표를 건네 줍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우리에게 와서 설명을 합니다. 터키에 “김염”이란 말은 향신료를 뜻한답니다. 모니터에 한 줄로 ‘KIMYUM’ 이렇게 나와있으니, 게다가 동양인을 처음 본다는 사람도 있으니 얼마나 웃겼겠습니까? 터키말로 ‘장은’은 “나의 인생”이란 뜻 이랍니다. 이러니 ‘향신료 두 명’과 ‘나의 인생’ 한 명이 와서 발권을 해달라고 한 셈이니 얼마나 웃겼겠습니까? 반대로 생각해보니 발권 데스크에 온 외국인이 "제 이름은 마늘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서 저희도 나중엔 웃었습니다.
선수들이 짐싸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햄버거를 사주는데 에이전트가 이와 비슷한 경우를 이야기 해줍니다. 독일 팀이 브라질에서 가서 경기를 하는데 선수명단을 읽어줄 때 유독 한 선수의 이름이 호명되자 브라질인들이 거의 괴성에 가까운 환호를 보내더랍니다. 이에 당황한 아나운서가 잠시 후에 왜 그런지 알아보고 알려주겠다고 하고 경기는 진행되었고 그 선수가 화면에만 잡히면 관중들이 우레와 같은 환성으로 답해줬다고 합니다. 30분이 흐르자 아나운서가 거의 숨 넘어가는 목소리로 “여러분 우리 ○○○○선수의 이름이 포르투갈어로 ‘Group sex’를 뜻한답니다”라고 하더랍니다. 저희 한참 또 웃었습니다.
※ 내일은 시내관광을 나갑니다. 관광이라고 해봐야 시내 쇼핑몰에 나가는 거지만 그래도 기대들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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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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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randyrhoads)2007.02.05 22:40:27

아... 전지훈련중에 부상이라니 참 안타깝네요.... 안탈리아 통신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off시즌 동안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단비와 같아요 ^^; 울산현대 07시즌 완전 기대!! 별3개 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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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corean05)2007.02.05 19:34:37

평가전 중의 선수들의 부상소식에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팀매니저님의 재치있는 글 솜씨에 터키에서의 에피소드들이 눈앞에 펼쳐진듯 생생하네요.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