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 : 1월29일
상대팀 : 우즈베키스탄 대표팀(23세이하)
결과 : 3-1승
오늘 상대는 이번 전지훈련 대전팀 중 가장 빅네임이라 할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었습니다. 당초 기대했던 A대표팀이 아닌 23세 이하 올림픽팀이었습니다(소문이 맞았던 거죠). 조금은 아쉬웠답니다.
오늘은 그 동안 체력이나 신체 컨디션 등의 문제로 경기에 뛰지 않았던 현영민과 양동현, 그리고 마차도 알미르까지 모두 경기에 투입되었습니다. 특히 두 브라질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훈련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입국한지라 그 동안 몸만들기에 집중해오다 오늘 드디어 실전 투입됐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마차도는 헤딩으로 한 골을 기록했고 알미르 역시 좋은 플레이로 감독님의 칭찬까지 받았습니다.
골문은 김영광이 지킨 가운데 이전 경기들에서 잔 부상을 입은 박병규(발목)와 유경렬(허리)은 스타팅에서 제외됐습니다.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에 유난히 경기 초반을 어렵게 풀어가는 최근 스타일 때문에 적잖이 걱정스러운 가운데 킥오프 휘슬이 울렸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전반 초반 이종민이의 중거리포가 멋지게 꽂히면서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상대 수비도 그렇게 밀집수비가 아니고 압박도 그리 강한 수준이 아니어서 히딩크의 말대로 우리가‘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반 20분 수비진이 한 순간에 상대 공격의 스루패스를 막지 못해 실점했지만 이후 계속 공격을 퍼부었고 26분에 호세 루이스가 추가골을 터트려 다시 앞서 나갔습니다.
득점은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보였고 선발 출전한 양동현과의 투톱 호흡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연이은 출전으로 체력 부담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분석이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 장면에서 보여준 지능적이고 감각적인 능력은 돋보였습니다. 이종민이 아크 서클 왼쪽에서 밀어주자 상대 골키퍼 나온 것을 놓치지 않고 로빙 칩샷으로 득점을 올렸습니다.
32분에 양동현 대신 마차도 교체 투입했습니다. 양동현은 지난 겨울 습관성 어깨 탈구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체력 훈련을 해오다 오늘 처음 선발 출전해서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교체 투입된 마차도는 곧바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습니다. 이번 어시스트의 주인공도 이종민이었습니다. 상대진영 왼쪽에서 일대일 돌파에 성공한 뒤 올린 크로스를 마차도가 헤딩으로 받아 넣었습니다. 마치 2005년을 보는 듯 해서 더욱 기분좋은 골이었습니다. 크게 흔들어 주면서 마차도에게 공간을 만들어준 호세 루이스의 움직임도 칭찬할 만 했습니다.

여유있게 앞선 가운데 이어진 후반에는 그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13분쯤 현영민 대신 정경호가, 1분 뒤에는 마차도 대신 알미르가 투입됐습니다. 17분에는 서덕규와 박원홍이 박동혁과 이종민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코 이종민이었습니다. 1골 2도움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현재 전지훈련에서 제일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올 시즌을 소화해 준다면 아마 대표팀에서도 주전자리를 너끈히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 이로써 이번 전지훈련 전적은 3승1무(3-0,2-0,0-0,3-1)가 됐습니다.
※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즈벡 U-23팀은 아브라모프 바딤 씨와 카시모프 미르자랄 씨가 각각 감독과 코치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딤 감독이 김정남 감독님을 바로 알아보더군요.
※ 예전에 98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면서 감독님이 축구협회 전무 신분으로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등등을 다니셨는데 그 때 같이 동행하면서 안내를 했던 인연이 있었답니다. 김 감독님이 선수 시절 워낙 아시아권에서 유명했던 데다 당시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오셨던지라 생생히 기억하고 이날 만남도 기대했던 눈치입니다. 정작 김 감독님은“우즈베키스탄은 맨날 예선에서 우리 때문에 떨어지는 팀이기 때문에 잘 모를 것 같다”면서 조금은 미안한 표정.
※ 오늘 저녁 메뉴는 알맞게 익은 김치와 라면이었습니다. 모두 대만족이라는 표정들입니다. 역시 한국 사람은 약간 맵고 짭짤한 음식을 먹어줘야 힘이 나는 모양입니다. 다들 김치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들 올라갔습니다. 유경렬 曰 “야~ 오늘의 승리 수당은 신라면에 김치고 3연승 수당은 날계란 풀어주는거야”라고 하면서 다들 즐거워 했습니다. 저는 신라면이 정말 매운 라면이라구나 하는 걸 오늘 다시 깨달았습니다. 1주일 심심하게 먹었다고 신라면 먹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통에 민망해 혼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