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개인적 지지자로서,
당신들이 겁내는 자본으로 보자면
보잘 것 없는 한 명의 소비자에 불과하겠지만,
스스로 울산 현대의 팬임을 자부하면서 10년을 넘게 살아 왔다.
당신네들이 과연 구단 경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
이름 있는 구단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지
따져 묻지 않겠다.
관중수가 말해 줄 것이므로.
보잘 것 없는 나보다 더 잘 알것이므로.
10년간 미친 듯이 서포팅을 했던 것은 당신들이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팀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하든, 못하든,
당신들은 '울산 현대'이니까.
내가 온 힘으로 사랑하는 팀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므로,
그러므로, 이런 글을 올리는 내가
어떠한 심정인지,
그 좌절과 자괴의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를 써내려가는지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껏 그 어디에서도
단 한번 욕하지 않았던 우리 팀의
크나큰 '죄'를 바라보면서
이제 '축구'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나'를
당신들은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묻겠다.
나는 대체 당신들에게 무엇인가?
내가 묻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다시 묻겠다.
나는 당신들에게 무엇인가?
소비자인가? 서포터인가?
소비자인가? 울산 시민인가?
소비자인가? 축구와 케이리그와 울산 현대를 사랑하는 사람인가?
정말로 난 당신들에게 8,000원짜리인가?
돈도 안되는, 그래서 거금을 들여 운영해주면
고마워나 해야하는, 순진한 소비자냔 말이다.
축구가 어떠한 스포츠 '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당위'에 대해서는 당신들이 나보다 훨씬 더 깊게 알고 있겠지.
그래서!
홈경기 서산 이전 개최가 팬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나의 분노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정보와 자본을 가진 당신들이
어떠한 핑계를 대더라도
결국에는 서산에게 경기를 개최하고 말 것이란 것.
밀어붙이면 통하게 되리란 것.
팬들의 분노를 알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 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들어라.
알고 저지른 것은 '과실'이 아니라, '죄'다.
고의적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울산 현대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닭 쫓던 개를 만드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아마,
내 판단에는
이런 식의 순수한 분노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2차, 3차의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것은 지금 껏 대기업이 소비자를 우롱한 뒤
어떻게 대응하는지 봐왔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니,
며칠 째 더러운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이렇게 팬들이 목숨을 걸고 반대하는 것을
고작 성의 없는 단문의 글 하나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으로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의적 죄'를
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시대 축구에서의 마지막 낭만은 유럽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값비싼 '구경거리'에 불과하구나 싶다.
만약,
서산 개최가 결정된다면
내가 가진 당신들과의 모든 인연들을 없애버리고
축구와 인연을 끊겠다.
유니폼과 머플러 뿐만 아니라,
내가 손수 만든 깃발을 불태우고
연간 회원권을 찢어버리겠다.
그리고,
영원히 '울산현대'의 안티가 될 것임을 표명한다.
이제 당신들의 결정만 남아 있다.